비 오는 날 먼지나게 비겁하여 딱지나게 불쌍한 세상
하지만 누구처럼 더 비겁하게 산속으로 들어가진 않을 거니까
어떻게든 능히 싸워서 이길 거니까
그렇게 훔쳤던 게 엊그제인데
그리고 부글부글 참지 못했던 게 오늘 아침인데
아 아부지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
이 기분 좋은 떨림
두부 몇 점에
맛있게 달달달 참치에 볶아진 김치 몇 쪼가리에
순종치 않고 냐금냐금 마시는 캔커피 몇모금에
속이 그억거거거거거거걱 쓰림에도
이렇게 설레다니
아 주님
주님
날 쓰실까
날 어찌 쓰시려고
어쨌든 카르페디엠!
지금 이 셀렘을 양껏 즐기겠오_